우리반에는 완전통합인 도움실 친구 ㅈㅂ이가 있다.
수업태도는 그 누구보다 제일.
필기도 엄청 열심히 해서 공책검사와 유인물 검사는 거의 모든 과목이 만점일 듯 싶다.
그런데
ㅈㅂ이는 자신이 도움실 소속(?)이라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우리반의 다른 친구들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에게 언제나 말을 걸곤 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OO야, 우리 친구지?"라는 질문.
왜 이런걸 물어보나 싶기도 했지만 학년말이 다가오면서 ㅈㅂ이의 그 질문이 때론 가슴아프기도 하다.
얼마나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으면 매일매일 그런 질문을 할까.
질문도 엄청 많아 똑같은 혹은 비슷한 질문을 열번이고 백번이고 자기가 만족할 때까지 한다.
내 마음 상태가 좋을 때는 언제까지든 대답해주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중간에 끊어버린다.
물론 돌아서서 후회하곤 하지만.
이번에 ㅈㅂ이가 농구반을 하고 싶다고 2학기 내내 이야기를 해서 고민했지만
그래도 농구반 담당 선생님께서 혼쾌히 받아주셔서 농구반을 신청했다.
잘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지만 농구반 선생님이 마침 작년 ㅈㅂ이 담임이셔서 ㅈㅂ이를 잘 아시기도 했고
농구반 지도경험이 많으시다보니 잘 지도해주시는 듯해서 안심이 되기도 해서
선생님께 맡기고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오늘 지나가다 무심코 들여다본 농구반 수업.
ㅈㅂ이가 있으면 원북이나 가지고 오라고 할까 싶어서 들어갔는데
열심히 농구경기에 참여하는 ㅈㅂ이의 모습을 보니까 기특하기도 하고 이쁘기도 하고….
"패스"를 외치면서 계속 공을 잡으려고 이리저리 달려가는 ㅈㅂ이.
내가 지켜본 5분 정도의 시간 동안 ㅈㅂ이가 공을 잡은 건 고작 3~4번 정도.
그것도 선생님과 다른 친구가 한 번 보내주면 바로 다시 되돌려주는 건데
그 짧은 순간의 공을 잡아보기 위해서 계속 코트를 뛰어다니고 "패스"를 외치고 있다.
그리고 한 번은 공 잡은 친구한테 달려들어서 그 앞을 막아서기도 했다.
역시 ㅈㅂ이구나.
다른 친구들과 조금 다르긴 해도 누구보다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
오늘은 내가 ㅈㅂ이한테 배우는 날이었다.
멋있는 ㅈ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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