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곧 잠자리에 들어야지…
하지만 개학날의 감동(?!)을 간직해야하기 때문에 잠깐 기록하고 잠들기로 함.
오늘 아침에 일어나면서 참 힘들었다.
옆에서 곤히 잠든 신랑을 두고나오기도 싫었고 (크크…)
이틀동안 문밖에 한발짝도 안 나가다가 밖에 나가려니 더더욱더 싫은 마음.
하지만 그렇다고 학교를 빠질 순 없기 때문에 용기 내서(?!) 출근.
학교가 다가올수록 방학중에 학교갈 때와는 다른 마음이 들었다.
방학중에 학교갈 때는 정말 끌려가는 마음으로 밍그적밍그적 걸어갔는데
학교 가는 길에 교복 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아, 학교는 나에게 이런 의미구나.
아이들이 없는 학교는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교무실에 들어가니 간만에 뵙는 선생님들의 얼굴이 낯설지 않고 정말 엊그제 봤던 것마냥 익숙하고 그저 반갑기만 하다.
교실에 들어가니 방학을 무사히 보낸 아이들의 얼굴에 가슴이 벅찼다.
어쩜, 보기만 해도 이렇게 웃음이 날까.
마침 교실에서 노트북도 안되니 첫시간에는 괜시리 들고갔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아, 무선인터넷 연결해서 페북에 글 올린 정도?)
두 번째 시간에는 아예 안들고 가서 교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눈맞춤하고 그랬다.
아마도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방학을 보냈을 아이들.
그 모든 이야기를 들어볼 순 없어 아쉬웠다.
그래도 한마디 한마디 주고받은 그말들이 감사.
퇴근길에는 오늘 이야기나누지 못했거나 눈마주치지 않았던 아이가 누가있을까 생각.
딱히 떠오르는 아이는 없네. 다행!!
이전보다 훨씬더 편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봐준 도형.
참 힘든 시간을 보냈을 텐데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와준 해영.
결국 1교시밖에 못하고 갔지만 '버틸수있을때까지버텨볼게요' 먼저 말해준 인준.
방학 동안 가족+아버지 친구가족과 함께 캄보디아에 다녀온 진수.
개학 며칠전 할아버지와의 영원한 이별을 겪은 남국.
이제는 농구보다 게임이 좋아졌다는 윤수.
엄청난 단짝이 되어서 돌아온 윤석과 원.
모른체하다가 슬쩍이 다가오는 인범.
내년에 우리가 다시 만날 확률을 계산하는 형인.
등등등…
이제 다음주에는 정말 우리반과 이별을 준비해야할 때.
먼저 립밤을 만들어야지.
작년처럼 라벨을 만들어서 붙여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 댄싱퀸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결정(?).
그 누구도 너희를 비웃지 않도록 해.
으음…
마지막 종업식날에는 짧은 뮤직비디오에다가 간질간질 오글오글한 말을 담아야겠다.
다같이 무엇인가를 먹을 시간은 없을 것 같으니 햄버거+콜라 나눠줄까?
회식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니 월욜에 회의하면 확실한 일정을 정해야겠다.
아니면 나쌤께 부탁해서 마지막날 2교시를 좀 빌리고ㅎㅎ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상장을 나눠줄까 하는데
1. 온새미로 많이 모은 사람
2. 벌금 많이 낸 사람
요렇게 두 종류의 사람들에게 상장과 함께 문상 지급 예정.
은근 해야할 일들이 많으네.
주님, 좋은 아이디어들을 퐉퐉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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