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25
월드비전에서 사역을 하시는 최민석 씨가
사진작가인 유별남 씨와
월드비전의 각 사역지를 1년 동안 돌아다니면서
보고들은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각 대륙별로 한 군데씩 돌아다닌다는 목표에 따라서
볼리비아, 보스니아, 네팔, 베트남, 케냐,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느낌대로 생각대로 적어내려간다.
그동안은 알면서도 살짝 외면해왔던 이야기.
내 살기 급하다고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
하지만 알고보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
책을 읽고나서 지하철에서 신랑에게
나눔의 미학에 대한 강의를 신나게 했다.
그결과 얻어낸(?) 약속은 우리도 조만간 한 아이를 후원하자는 것.
결혼 전부터 해왔던 생각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는데
이젠 정말로 한 아이를 품고 섬길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의 물리적 거리가 멀지라도 정말 내 아이로 여기며.
끝까지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 하나는
먹으라고 먹으라고 하는 사람들은 정작 자기들 먹을 것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거.
오히려 먹을 게 남는 사람들은 자기들끼리만 먹고 있다는 거.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니
차암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세상이 조금씩이라도 바뀌는 것은 오로지 진심만 믿고 우직하게 바보짓을 해온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나마 사람다울 수 있었던 건 앞서 간 바보들이 한평생 미련한 짓을 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바보 덕에 그나마 오늘 우리는 조금이나마 사람 냄새 나는 세상에 사는 게 아닐까.
세상을 정교하고 과학적으로 만드는 것은 천재들이지만, 세상을 조금 더 진심이 통하게 만드는 것은 바보들이다. <Imagine>에서 세상을 함께 나누며 기아가 없는 세상을 꿈꾼다고 노래한 존 레논, 한평생 '불가능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몸 바쳤던 체 게바라. 결국은 모두 바보들 아닌가. 진심이 통하는 바보. 맞다고 생각하는 세상을 위해 결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우직한 바보들.
나는 언젠가는 꼭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맞았다고. 세상은 결국 사람들이 답답해하고, 걱정했던 바보들이 있어서 살 만해졌다고. 실현불가능한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묵묵히 앞으로 내딛었던 앞선 바보들과 지금의 바보들이 결국 우리를 웃게 했다고. (3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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