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단 한 번 (장영희/샘터)
2014.08.
요즘 독서량이 나름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무거운(책의 내용, 무게 모두!!) 책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국어교사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시절이 독서의 전성기인 것은 정말 부끄러운 사실…
암튼
요래요래 조금씩 독서力을 기르다보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나, 하는 생각과 함께 으쌰으쌰!!
에시이집이라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도 의미있었지만
한 대목에서 작가가 막연히 꿈꾸던 2013년이 작년이라는 것과
그 2013년을 살아가지 못하고 2009년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뭐랄까,
묘하다.
p.31)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사랑받는다는 것은 '진짜'가 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모난 마은은 동그랗게, 잘 깨지는 마음은 부드럽게, 너무 '비싸서' 오만한 마음은 겸손하게 누그러뜨릴 때에야 비로소 '진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진짜'는 사랑받는 만큼 의연해질 줄 알고, 사랑받는 만큼 성숙할 줄 알며, 사랑받는 만큼 사랑할 줄 안다. '진짜'는 아파도 사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남이 나를 사랑하는 이유를 의심하지 않으며, 살아가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다.
p.48) 질시의 아픔을 알기 때문에 용서가 더욱 귀중하고, 죽음이 있어서 생명이 너무나 소중하고, 실연의 고통이 있기 때문에 사랑이 더욱 귀중하고, 눈물이 있기 때문에 웃는 얼굴이 더욱 눈부시지 않은가. 그리고 하루하루 극적이고 버거운 삶이 있기 때문에 평화가 값지고,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중략)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축복받은 시간이고, 천국은 다름아닌 바로 여기라고…….
p.57) '사랑하다'와 '살다'라는 동사는 어원을 좇아 올라가면 결국 같은 말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영어에서도 '살다(live)'와 '사랑하다(love)'는 철자 하나 차이일 뿐이다. 살아가는 일은 어쩌면 사랑하는 일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신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장미, 괴테, 모차르트, 커피를 사랑하고…… 우리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끝없이 아파하고 눈물 흘리기 일쑤지만, 살아가는 일에서 사랑하는 일을 뺀다면 삶은 허망한 그림자 쇼에 불과할 것이다.
p.95) 개구리 세 마리가 우유통에 빠졌습니다. 첫번째 개구리는 자신의 운명을 개탄하고 헤엄쳐 볼 시도도 하지 않은 채 스스로 빠져 죽었습니다. 두번째 개구리는 하느님이 구해 주실 것을 굳게 믿고 기적이 일어나기를 빌고 빌었습니다. 그러나 기다리던 기적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고, 그 개구리는 기다리다 지쳐서 죽었습니다. 세번째 개구리는 어떻게든 우유통에서 빠져 나오려고 버둥대며 뒷발로 우유를 휘젓고 또 휘저었습니다. 마침내 우유가 딱딱하게 굳자 개구리는 그것을 딛고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p.143) 어쩌면 우리들은 모두 '삶'이라는 책의 작가들이다. 프랑스 작가 조르주 상드는 "삶이라는 책에서 한 페이지만 찢어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 한 페이지만 찢어 내지 못한다고 해서 책 전체를 불살라야만 하는가? 우리들 각자가 저자인 삶의 책에는 절망과 좌절, 고뇌로 가득 찬 페이지가 있지만 분명히 기쁨과 행복, 그리고 가슴 설레는 꿈이 담긴 페이지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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