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교에서 교무기획이라는 업무를 맡아 허덕이면서 (아직까지는) 하루하루 잘 살아남고 있습니다. 새삼스레 일머리가 없음을 깨달으며 무엇 하나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슬픈 현실과 마주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업무와 수업과 학급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동동거리며 열심히는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주말에 새로운 마음으로 바인더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바쁠수록 더 사용해야하는데 바쁘단 핑계로 2018년 모드로 들어가지도 못했으니 할말이 없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수업으로 아이들과 만나는 것이 참 즐겁다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2시간씩 9반을 들어가다보니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은 포기...ㅠㅠ...하였지만 자연스레 알아가게되겠죠...? 매시간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파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 수업에서 제일먼저 카페 주소를 알리다보니 HAM이라는 별명과 더불어 ㅂㅌ햄쌤으로 주소를 외우면 쉽다는 이야기에 아이들 얼굴에 웃음기가 번집니다. 그다음에는 하얀거짓말로 나를 소개하고 '점(피터 레이놀즈)'이라는 동화책을 읽어주었습니다. 하얀거짓말을 하다보니 진실을 찾으면서 자연스레 나를 소개하고, 관계 형성까지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01_마음다지기.pdf


두 번째 수업에서는 제이래빗의 '웃으며 넘길래'라는 노래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어울리지 않는 노래이지만, 그동안 살아오면서 우리가 겪었던 어려움들을 마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자란다는 것은 문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여유를 얻는 것이기에 우리가 올한해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5개의 주제를 생각해보게 하고 그 주제를 핑거형 레이아웃으로 비주얼씽킹해보았습니다. 5개의 주제는 '나를 표현하는 말, 나의 강점/장점, 나의 약점/단점, 내가 꿈꾸는 미래, 2018년 (국어시간의) 목표'를 제시했어요.

02_만나서반가워요.pdf



세 번째 수업에서는 드디어 교과서에 가까워집니다. 1-2-3매직과 국어시간 자리이동에 대해서 소개하고, 그자리에서 모둠을 만든 후 우치갑 수석선생님께서 알려주신 5WHY기법으로 '다양한 표현방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2반 수업을 하고서 수업의 흐름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모둠으로 하고 그걸 발표하고 이렇게 다양한 이유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표현방법을 배우려해!하고서는 윤종신의 '좋니'를 들었거든요. 그랬더니 중간에 끊어지는 애~매한 느낌. 그래서 '다양한 표현방법을 배워야하는 이유'를 좀더 알아보고 '시적화자의 정서와 분위기'에 대해서는 4차시에 살펴보렵니다. 

03_표현방법을배우는이유.pdf


이 정신없는 와중에 감사한 것은 어느 한 아가씨가 교무실에서 지나가다 이런 말을 해주더라구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제가 기억하는 말은 "선생님, 전 선생님 수업이 참 좋아요. 지난번 수업에서는 눈물이 나려고 했어요."였어요. 다행이다, 하는 마음과 함께 고마움이 밀려오더라구요. 네, 이 맛에 수업합니다:-D


매주 2차시다보니 진도를 어찌 나갈까 마음이 급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놓치지 않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HAM쌤과의 수업에서 무엇을 배우길 원하는지 고민하면서 앞으로의 수업을 디자인해갈 겁니다. 기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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