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학교를 마치고 대전으로 돌아오기 전,

인사를 하는데 충님이 갑자기 어머니와 아버님과 포옹을 한다.

숙제냐고 묻는 어머님께 "그냥 이러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하는 충님.


돌아오는 길에 나눈 이야기는

아버지학교에서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느끼는 바가 있었단다.


아무래도 연령대가 충님보다는 높다보니 이미 부모님이 돌아가신 분들이 많다.

그래서 자신의 아버지, 부모님에 대해 나누는 대부분의 내용은 '후회'였다고.

나중에 헤어지고나서 후회해봤자 아무소용없는 것을.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믿지만 그래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하지 않겠냐는 이야기.

그러면서 내게도 이야기한다.

나중에 장인장모님이랑 영원한 이별을 했을 때 후회하지않고 아쉬워하지 않도록

지금 조금이라도 더 잘해드리라고.

유독 부모님께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진심으로 걱정된 마음에서 건네는 말이리라.


이상하게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달달한 말을 하려고 하면 쑥쓰럽고 낯부끄럽다.

온몸이 오글거리는 느낌에 그다음 말을 잇기가 어렵다.

그래서 생일이나 어버이날, 이런 특별한 날에 조심스럽게 건네는 사랑한다는 한 마디.

요즘 이랑이와 함께하면서 엄마빠가 이렇게 나를 키웠으리라, 하니까 감사의 마음이 새로이 솟고는 있다.

하지만 여전히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나.

전보다 조금씩 나아지길 기대하면서 한마디라도 좀더 부드럽게 하려고는 하는데…


'너목들'이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다.

재미도 있었지만 끝나고 나서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여주가 돌아가신 엄마에게 문자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모르긴몰라도 아마 나도… 이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풍수지탄. 

철이 들어도 부모님은 그때를 기다려주기 어렵다는.

아빠의 병은, 이랑이의 탄생은 나에게도 역시 경고가 아닐까.


이렇게 다짐해도 통화하면 얼굴 마주하면 다정한 말한마디 건네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한마디씩 한마디씩 늘려가자.

나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주는 분들이니까.


그리고…

언젠가는 꼭 전심으로 예수님을 전하고 싶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