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아이들에게서는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그 아이들과의 거리가 좁혀졌다고 느꼈을 때 무엇보다 행복하다.
오늘 ㅈㅁ이가 정말 뜬금없이 다가와서 시험성적이 생각보다 낮게 나와 속상하단 이야기를 건넸다.
교무실에서 일하고 있다가 ㅈㅁ이가 이야기를 건네자 몸을 돌려 아이를 향했다.
정말 드문 일이었거든.
요구나 부탁이 아닌 '이야기'를 하기 위해 다가온다는 것은 어쩌면 처음이었을지도 몰라.
몇 분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기술보다도 가정 성적이 더 낮아 충격이라는 이야기와
다른 과목에서 이러저러해서 속상하단 이야기를 듣고나서
아주 낮은 수준의 공감을 하고 힘내란 말과 함께 돌려보냈지요.
6교시 쉬는 시간이었나.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자기가 그린 그림을 보여줬다.
그순간 아, 하는 울림.
그림 그리고 글 쓰는 걸 좋아한다는 건 예전부터 알았지만
언제나 내가 다가가면 숨기기에 바빴던 ㅈㅁ이가 보여달라 이야기하지도 않았는데 대뜸 보여준 그림 한 장.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머무는 교사라는 직업에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바로 이때가 아닐까 싶다.
그래,
이맛에 교사하지 말이다.
반응형
최근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