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어트레이너 시우쌤입니다^^
사자성어는 비단 언어영역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교양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수능기출 사자성어가 약100여개 정도 되고 기타 필수 사자성어까지 합치면 200여개나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습에 부담을 느낍니다. 공부를 한다고 해도 사자성어의 뜻과 배경 고사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무턱대고 외우기 때문에 곧 잊어버리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자성어에 스토리를 가미해 몸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저는 이 수업모형을 학생들의 학습의욕이 가장 떨어지는 8,9교시 보충수업 때 활용했습니다. 평소 아이들의 무기력한 모습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비협조적이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지만 막상 시행해 보니 가장 무기력했던 반조차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수업을 준비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제 이 즐거운 경험을 여러 선생님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몸으로 말하는 사자성어>
(1) 모둠 짓기 (약 2분)
‘몸으로 말하는 사자성어’수업은 모둠원들끼리 사자성어의 내용을 간단한 상황극으로 표현하는 협동학습입니다. 따라서 우선 적절하게 모둠을 구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둠의 평균성적을 맞추는 방법으로 모둠을 구성하면 ‘저 아이가 우리 모둠 일등이군’, ‘쟤는 우리 모둠 평균 갉아먹는 꼴찌야’ 하는 식으로 모둠 내에서 위화감이 형성됩니다. 그렇다고 제비뽑기로 정하자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분위기가 혼란스러워집니다. 또, 한번 정해진 모둠이 매 시간마다 유지되면 우등모움은 계속 우등모임으로, 열등모임은 계속 열등모임으로 남게 되어 열등모임은 학습된 무기력을 겪게 될 뿐만 아니라 친해진 모둠원끼리 작당하여 부정행위를 하게 될 위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서 모둠을 구성했습니다.
- 모둠은 매 시간 새롭게 편성한다.
- 편성방식과 동선을 체계화하여 간결하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 개인성취와 모둠성취를 동시에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모둠의 위치를 지정해 두어야 합니다. 예를 테면 (교사를 기준으로) 오른쪽 앞쪽 4자리가 1모둠, 오른쪽 뒤쪽 4자리가 2모둠, 가운데 앞쪽 4자리가 3모둠, 가운데 뒤쪽 4자리가 4모둠, 왼쪽 앞쪽 4자리가 5모둠, 왼쪽 뒤쪽 4자리가 6모둠 이런 식입니다. (아래 그림 참조)
- 첫 번째 시간에는 말 그대로 무작위로 지명해서 모둠을 구성합니다. 그냥 주변에 앉은 학생끼리 모둠을 짜도 좋습니다. 만약 한 모둠에 4명씩 총 6개 모둠이 나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 두 번째 시간부터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모둠을 새롭게 편성합니다.
“저번 시간에 1모둠였던 사람 손들어 봅시다. 제가 지금부터 불러주는 번호가 이번 시간의 새로운 모둠입니다. (한명씩 지명하며) OO이는 1모둠, ☆☆이는 2모둠, ◇◇이는 3모둠, ◎◎이는 4모둠입니다.”
(★중요! 모둠번호 붙이는 방식을 잘 보세요) “자 다음으로 지난 시간에 2모둠이었던 사람 손들어 봅시다. △△이는 5모둠, □□이는 6모둠, ♡♡이는 1모둠,▽▽이는 2모둠입니다.”
- 이런 식으로 새로운 모둠을 정해주면 지난 시간 같은 모둠이었던 구성원은 새로운 모둠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새로운 구성원 4명이 모인 6모둠이 탄생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매 시간 모둠을 새롭게 짜는 방법은 모든 형태의 협동학습에 두루 활용될 수 있습니다.
- 만약 구성원이 1,2명 남는다면 임의로 아무 모둠에나 넣으셔도 좋습니다. 모둠점수는 모둠점수의 합산이 아니라 평균에 의해 주어지므로 반드시 모둠의 구성원수를 정확히 맞추실 필요는 없습니다.
- 새로운 모둠번호를 붙일 때 첫 번째 모둠에서 1모둠~4모둠까지 붙이고 다음 모둠에서 이어서 5모둠부터 시작하는 점에 주의하세요. 기존 모둠이 4명씩 6모둠이었기 때문에 만약 새로운 모둠을 1~4모둠까지만 지정하면 구성원 6명짜리 4모둠이 만들어지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시는 것보다 직접 실험해 보시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가실겁니다^^
- 새로운 모둠원이 구성되면 우왕좌왕하지 말고 자신의 모둠 위치로 신속하게 이동합니다.
(2) 모둠별 학습 및 상황극 구성 (약 10분)
-지정된 모둠위치로 이동한 모둠원은 각자 오늘의 사자성어를 외웁니다. 개별학습을 해도 좋고 서로 물어보고 답하는 식으로 협동학습을 해도 좋습니다.
-1시간에 두 번의 수업단위가 돌아가는 데(하나의 수업단위 총 25분 소요) 한 번의 수업단위 당 10개의 사자성어를 외웁니다. 50분짜리 수업을 50분짜리 1개의 수업단위로 구성하면 지루합니다. 그래서 저는 50분을 25분짜리 수업단위 2개로 쪼개어서 한 시간에 2번 정도 수업단위 회전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작은 단위로 블록화시키면 내용이 알차게 될 뿐만 아니라 지루하지 않습니다. 블록화된 수업을 하면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어?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여기서 말하는 ‘블록화’란 일반적인 의미에서 2시간을 연이어 수업하는 ‘블록수업’이 아니라 20분 내외로 학습단위가 완결되는 소단위 학습방식을 말합니다. 마치 레고를 조립하듯이 블록화된 수업단위를 조립해서 1차시 수업을 완성하는 것이죠. 본 수업 뿐만 아니라 수업의 도입과 마무리에도 5분 내외의 블록화 된 수업방식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
- 한 수업단위당 사자성어 10개를 외우고 그 중에서 2개의 사자성어에 관련된 상황극을 짜는 시간을 10분을 줍니다.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사자성어를 외울 동안 교사는 모둠을 돌아다니면서 각 모둠별로 상황극을 짜야 할 사자성어를 겹치지 않게 2개씩 지정해 줍니다. (6모둠이면 12개. 이럴 경우 외워야 할 사자성어를 12개로 하거나 혹은 10개로 하고 2개는 중복되게 배정할 수도 있습니다.)
- (★중요!) 교사는 모둠을 순회하며 사자성어를 지정해 줄 때, 각 모둠원들에게 “☆☆이는 1번, ◇◇이는 2번, OO이는 3번, ◎◎이는 4번이야” 이런 식으로 번호를 붙여줍니다. 다음 모둠에 가서도 “□□이는 5번, ♡♡이는 6번...”하는 식으로 처음에 모둠을 정할 때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각자 번호를 붙여줍니다.
- 번호를 붙이는 이유는 사자성어 쪽지시험을 볼 때 모둠끼리 짜고 컨닝하는 것을 방지하고 공정한 개별평가를 하기 위해 학생들을 분산시키기 위함입니다. 즉 우리가 임용시험 때 열심히 공부했던 STAD모형처럼 학습은 모둠별로 모여서 하지만 시험은 개별적으로 보는 것이죠. (평가도 개별적으로 받지만 개인성취는 집단성취와 연결됩니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STAD 모형보다 훨씬 단순합니다.)
- 시험을 볼 때는 각 모둠의 1번은 1번끼리 모여서 1모둠 자리에서 시험을 보고 각 모둠의 2번은 2번끼리 모여서 2모둠의 자리에서 시험을 봅니다. 간단히 말해서 한명의 학생은 두 개의 집단에 소속이 됩니다. 학습할 때 소속되는 모집단과 시험 볼 때 소속되는 임시집단이 그것입니다. 군대식 용어로 하자면 일종의 헤쳐 모여~!입니다. 번거로워 보이지만 실제로 해 보시면 아주 간단하고 신속합니다.^^ (아래 그림 참조)
(3) 상황극 공연 및 쪽지 시험 (약 10분)
- 모둠원들은 각자 배정받은 번호대로 임시모둠으로 가서 앉습니다. 각 모둠의 1번은 1번끼리 1모둠 자리로 가서 모이고 각 모둠의 2번은 2번끼리 2모둠 자리로 가서 모이는 식입니다. 즉 시험 볼 때의 1모둠은 원래 1모둠의 1번, 원래 2모둠의 1번, 원래 3모둠의 1번, 원래 4모둠의 1번 으로 구성되는 이질 집단이 됩니다.
- 1모둠부터 나와서 지정받은 사자성어 2개에 대한 꽁트를 차례로 공연합니다. [(예) 연목구어 : 정육점에 가서 야채를 찾는 상황을 연기] 모둠원들이 흩어져 있으므로 각자 나와서 앞에서 모이게 되겠죠?
- 혹시 사자성어의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공연이 난해한 경우에는 교사가 적절한 힌트를 줍니다. 이때 사자성어의 내용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깔끔하게 연기한 모둠에게는 가산점(+5점)을 부여함을 알려줍니다.
- 공연을 하러 나올 때는 자신의 시험지를 다른 모둠원이 볼 수 없도록 반드시 엎어놓고 나오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 다른 모둠의 상황극을 보고 다른 모둠원들은 그 상황극이 의미하는 사자성어를 시험지에 적습니다. 자기 모둠이 공연한 상황극은 당연히 자기 시험지에 쓸 수 있습니다. 즉 누구나 최소한 2개의 답은 쓸 수 있는 셈입니다.
- 중요한 사자성어를 1~2가지 골라서 교사가 직접 상황극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잘하실 필요는 없고 발연기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아이들과 친근감이 형성됩니다^^ 가끔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셔도 괜찮습니다.
(4) 채점 및 상점 부여 (약 3분)
- 각 모둠별로 상황극 공연이 끝나면 앞 뒤 좌우로 바꾸어서 시험지를 채점합니다. 앞 뒤 좌우에 앉은 학생들은 모두 원래 다른 모둠원들이고 자기 모둠의 평균점수에 기여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모둠원에 대해 엄격하게 채점합니다. 채점은 위조할 수 없도록 반드시 볼펜으로 하도록 지도합니다.
- 교사는 단순히 정답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부를 때 다시 한번 상황극을 요약해서 간단한 설명을 곁들입니다. (채점 시간마저도 자투리 학습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 1문제당 10점으로 채점합니다. (10문제 100점 만점). 자신의 시험지는 자신이 관리하되 합산점수 500점이 넘으면 매점이용쿠폰 500원권이 상품으로 나갑니다. 매점이용쿠폰은 제가 개인적으로 매점에 미리 결재하고 만든 쿠폰으로 제휴를 맺은 매점에서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토큰강화이기 때문에 쿠폰을 탄 이후에도 또 500점이 누적되면 다시 쿠폰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채점이 끝나면 모집단으로 돌아가서 모둠별로 점수를 평균합니다. 점수를 합산하지 않고 평균을 내는 이유는 모둠원의 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둠별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경우는 모둠끼리 통째로 시험지를 바꾸어서 평균을 내게 할 수도 있습니다.
- 각 모둠별로 평균점수를 발표합니다. 1등 모둠에게는 10점, 2등 모둠에게는 5점의 가산점을 줍니다. 해당 모둠원은 각자 자신의 개별점수에 가산점을 합산하면 됩니다. 가산점은 조작할 수 없도록 교사가 도장을 찍어 줍니다. 도장 1개에 5점, 2개에 10점입니다.
-상황극을 잘 표현한 모둠에게도 가산점 5점을 부여합니다. 역시 자신의 개별점수에 합산하면 됩니다. 상황극 점수를 주지 않으면 “저 모둠은 어렵게 설명해서 다른 모둠이 정답을 못 맞추었고 우리 모둠은 쉽게 설명해서 다른 모둠이 정답을 잘 맞추었는데 그럼 우리 모둠만 손해 아닌가요?”라는 항의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황극을 잘한 모둠에게는 가산점을 주고 못한 모둠에게는 점수를 깎는 대신 교사가 보충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1회 쪽지시험 때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은 개별시험 만점(100점) + 모둠가산점(10점) + 공연가산점(5점) 총 115점입니다만 상황극 점수는 월등한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1등 모둠과 2등 모둠 이외의 모둠 중에서 주는 편이 좋습니다. 모둠별 가산점을 먼저 발표하고 상황극 가산점은 나중에 발표하는 이유입니다.
(5) 수업의 마무리
- 1회 수업단위가 끝나면 마찬가지 방식으로 2회 수업단위를 진행합니다.
- 2회 수업단위까지 모두 끝나면 다음에 학습할 사자성어의 범위를 말해주거나 프린트를 나누어 주고 예습을 하라고 권유합니다. 직접 해 본 결과 2회 수업단위까지 돌리면 정확히 수업종이 울립니다.
- 자신이 학습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 예습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집니다. (아니? 수행평가도 아닌데 예습을 하다니?) 예습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 주변의 다른 학생들도 위기감(?)이 들어서 같이 예습을 하게 됩니다. 선순환이죠^^
- 이렇게 되면 실제 수업시간은 이미 학습한 내용을 간단히 복습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상황극 구성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됩니다. 사자성어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발표력과 표현력도 같이 신장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 학습한 사자성어는 학습한 범위 내에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 선택지에 적절히 반영하시면 좋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동안 포기했었던 사자성어 문제를 이제 충분히 풀 수 있게 됨을 깨닫고 학습한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시험끝나고 쉬는 시간에 와서 저번에 자기 모둠에서 공연한 사자성어가 나와서 맞추었다고 자랑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사자성어 뿐만 아니라 다른 암기학습에도 적절히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수업모형은 제 스스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체계화한 것입니다. 다른 선생님들께서는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마시라고 세세한 팁까지 알려드렸기 때문에 얼핏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해보시면 허탈할 정도로 쉽고 단순합니다.^^; 심지어 1박 2일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수업진행이 재미있기조차 합니다. 교사도 수업을 즐길 권리가 있습니다.^^
참사랑 교사 익명게시판(http://cafe.daum.net/truedu/5O77/37195)에서 펌.
으아. 새로운 수업의 달인의 등장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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