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덤2: K-pop 대표 걸그룹들의 글로벌 동시 컴백 전쟁

예능보다는 드라마를 보는 편이지만 챙겨보는 예능이 몇 개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퀸덤2. 몇 년 전에 했던 퀸덤도 굉장히 재미있게 봤었는데 1회부터 10회 파이널 무대까지 보았네요. 퀸덤1에서는 '(여자)아이들'만 낯설었는데 퀸덤2에서는 '효린'만 익숙하다는 게 큰 차이였습니다. 어느새 으르신이 되어버린 느낌. 파이널 무대까지 모두 마친 퀸덤2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스포가 많으니 주의하세요.

퀸덤2 출연진

Mnet에서 만든 음악 예능으로 대표 걸그룹 6팀이 동시 컴백을 한다는 컨셉으로 서로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최종 우승팀에게는 글로벌 동시 송출되는 특별한 컴백쇼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MC는 그랜드 마스터 태연(소녀시대)과 퀸 매니저 이용진이 맡았습니다. 태연은 주로 방송 진행을 맡고, 이용진은 외부 출장(!)도 나가면서 흐름을 함께 이끌었습니다. 유튜브에서 대세라고 들었는데 과하지 않은 진행으로 볼만하더라고요. 태연은 걸그룹 레전드로서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했고요.

이번에 걸그룹 대전에 참여하는 팀은 총 6팀으로 퀸덤1과 동일합니다. 퀸덤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은 '음악프로그램 1위'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걸그룹들이 물망에 올랐지만 최종으로 효린, 브레이브걸스, 우주소녀, 이달의 소녀, Kep1er, VIVIZ가 확정되었습니다.

퀸덤2 각 라운드 진행 및 결과

퀸덤2 1차 경연: 대표곡 대결

VIVIZ	밤+시간을 달려서	효린	Touch My body	Kep1er	WA DA DA
브레이브걸스	치맛바람+롤린	이달의 소녀	PTT (Paint The Town)	우주소녀	이루리

퀸덤1에서 박봄의 무대를 보면서 아쉬움을 넘어 짠했던 기억이 있어 효린이 솔로로 참여한다고 하니 얼마나 걱정이 됐나 몰라요. 물론 보컬과 랩, 댄스까지 전천후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솔로는 아무래도 불리할 수 있으니까요. 이 모든 우려를 와장창 첫무대부터 다 깨부수어 버린 효린. 당당하게 1위에 오릅니다.

1차 경연에서는 이달의 소녀가 멤버들 코로나19 확진 때문에 경연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곡이 공개되기는 했지만 자동으로 6위가 되고 말았죠. 나중에 공개된 무대를 보니 이달의 소녀가 제대로 참여했다면 상위에 오르지 않았을가 싶기도 했어요.

1차 경연은 자체 평가 점수(한수위+한수아래) 1,000점과 글로벌 평가단 점수 3,000점, 현장 평가단 점수 6,000점을 합산합니다. 현장 평가단은 팬들과 신인아이돌들로 구성되어 2팀에게 투표할 수 있습니다. 중복투표는 당연히 불가하고요. 1차 경연에서 받은 점수는 마지막 Final 경연에서 합산되어 반영됩니다.

퀸덤2 2차 경연: 커버곡 대결

우주소녀	너 그리고 나	이달의 소녀	SHAKE IT	브레이브걸스	MVSK
VIVIZ	UNNATURAL	Kep1er	Pool Party	효린	So What

2차 경연은 커버곡 대결입니다. 우주소녀와 VIVIZ가, 이달의 소녀와 효린이, 브레이브걸스와 Kep1er가 상대팀의 곡 중 선정해 무대를 구성하는 방식이었어요. 1차 경연에서 6위였던 이달의 소녀는 만약 2차 경연에서 6위가 된다면 자동 탈락이었지만 지난 번 무대 퀄리티나 팬덤을 생각하면 크게 걱정은 되지 않았습니다. 결과도 역시^^

이번에도 무대를 찢었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효린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1차 무대와 상반되는 무대 분위기와 이달의 소녀 12명이 부른 곡을 혼자 채워내는... 효린이 효린했다고 해야 할까요. 직접 기획사를 꾸렸다고도 들었는데 어떻게 혼자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지 정말 놀랍습니다.

브레이브걸스는 무대 기획이나 실력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어쩔 수 없는 인지도의 벽이 느껴집니다. 글로벌 평가단 점수가 낮네요. 상대팀들도 브레이브 걸스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하고요.

2차 경연은 1차 경연 때와 동일한 점수 구성입니다. 자체 평가 점수(1,000점)와 글로벌 평가단 점수(3,000점), 현장 평가단 점수(6,000점)를 합산해서 최고 10,000점으로 점수를 부여하는데 효린이 그냥 1위가 아니라 또 10,000점 받으면서 1위를 해버렸네요.

퀸덤2 3차 경연: (1라운드) 포지션 유닛 대결 (2라운드) 팬타스틱 퀸덤

보컬	해와달 (이달소& Kep1er)	나비소녀	우주를 품은 은하 (우주소녀& VIVIZ)	내 손을 잡아	33 (효린&브걸)	나의 사춘기에게
댄스	케비지 (Kep1er& VIVIZ)	Purr	EX-it (효린& 우주소녀)	KA-BOOM	퀸이 나 (브걸&이달소)	탐이 나

1라운드와 2라운드로 나누어 1라운드에서는 보컬, 댄스 포지션 유닛 대결을 펼치고, 2라운드에서는 팬들이 불러주었으면 하는 노래 중 선곡해 무대를 구성합니다. 댄스팀은 스우파로 익숙한 홀리카, 라치카, 프라우드먼이 안무를 만들었습니다.

Kep1er	The Boys	VIVIZ	BOP BOP	우주소녀	Pantomime
이달의 소녀	Butterfly	브레이브 걸스	Red Sun	효린	바다보러갈래

2번 연속 6위를 하게 되면 자동 탈락이 되는데 위기의 브레이브걸스가 3차 경연에서는 1위를 차지하면서 최종 경연까지 함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기기 위한 무대라기보다는 브걸만 할 수 있는 무대를 보여준데서 1위가 따라오지 않았나 싶어요. 브레이브걸스를 잘 모르는 해외팬들에게도 어필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보입니다.

효린은 자그마치 3개의 무대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쉽지 않았을 듯해요. 그래서 힘들었던 건지 후배들이 효린을 보고 부쩍 성장한 건지 모르겠지만 효린으로서는 아쉬울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그래도 유닛 대결에서 둘다 2위를 하면서 나름 선방하기는 했습니다.

우주소녀에는 보나가 합류했습니다. 재미있게 본 드라마 2521의 주역이었던 고유림이 가수였다니!! 저만 놀란 거 아니겠죠?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팀에서도 정신적 지주의 역할(?)도 하는 듯하더라고요.

퀸덤2 FINAL 경연:

효린	Waka Boom (My way)	우주소녀	AURA	Kep1er	THE GIRLS
VIVIZ	환상	이달의 소녀	POSE	브레이브걸스	Whistle

이제 끝이 보이는 퀸덤2 FINAL 경연은 생방송으로 진행됐습니다. 1~3차 경연 점수 4만점에 파이널 경연 60,000점을 합산해 최종 점수를 부여합니다.

마지막 최종 우승은 우주소녀가 차지했네요. 인터뷰에서 한 멤버가 '우린 잘 된 아이돌이 아니라 어중간한 아이돌'이라고도 이야기했던 우주소녀가 이번 기회에 대표 아이돌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듯합니다. 리더 엑시가 직접 작곡, 작사한 자작곡으로 얻은 1위라 더 의미 있어 보여요.

퀸덤2 최종순위는 1위 우주소녀, 2위 이달의 소녀, 3위 VIVIZ, 4위 효린, 5위 Kep1er, 6위 브레이브걸스 로 정해졌지만 순위와 관계없이 함께한 6팀 모두에게 의미 있었던 시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앞으로도 K-pop의 주역들로 멋진 모습들을 보여주길 응원할게요.

퀸덤2 감상 총평

방영 전부터 화제성 1위로 주목받았던 퀸덤2. 퀸덤1만큼 무대나 음원이 주목받지는 않은 듯하지만 세계 189개국에서 참여하고 유튜브 조회수도 엄청나면서 세계에서 K-pop의 위상을 보여주었습니다. 투표페이지나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을 보면 댓글에도 영어가 참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팬덤 규모가 영향을 많이 주다보니 해외 팬이 적은 브레이브걸스나 솔로가수 효린은 상대적으로 아쉬웠을 듯합니다. 물론 효린은 1, 2라운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면서 여러 악조건을 뛰어넘은 실력을 보여주었죠. 브레이브걸스 3차 경연에서는 1위에 오르면서 역시 실력으로는 밀리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효린의 1라운드 무대와 브레이브걸스의 3라운드 2차 경연 무대가 가장 좋았습니다.

Mnet은 악마의 편집으로 유명한데 개인적으로는 악마의 편집이라고까지 느껴질 부분은 별로 없었던 듯합니다. 팬들 입장에서는 또다를 수 있지만요. 오히려 의도했을지 모르겠지만 각 그룹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어요. 그리고 효린의 마지막 무대에서 전해주는 메시지. '누군가를 밟으면서 올라가고는 싶지 않다'는 마음이 다른 그룹들에서도 느껴져서 흐뭇하게 볼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