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수업을 하다가 괜시리 재밌었던 일이 있었다.

아이들의 대답을 듣고 판서하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춘향전의 '주제' 찾기였던가?

무튼 대답들을 열심히 하고 그 대답에 호응하면서 수업을 진행했는데

무심코 '그건 아니고'라는 말을 내뱉았더랬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나오는 대로 한 말이었는데

한 아이가 

"어, 선생님 아니라고 한 거 처음이야."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순간 다같이 멈칫, 해버렸고 내가 그건 아니라고 대답하게 한 아이는

계면쩍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국어에서, 특히나 문학에서 정형화된 답이 나오는 것이 싫어서

대부분의 답을 인정해왔고

정말 잘못된 생각은 '그럴수도 있지만'이라는 말로 바꿔말하려고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졌다는 점에 기쁘기도 했고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고민을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그래서 알수록 어렵고

그래서 배울수록 재미있는 우리말.


국어선생님으로서 어떤 배움을 전해야하는지도 참 중요하지만

어떤 자세로 가르쳐야하는지도 중요하다는 것을 수업을 할수록 깨닫게 된다.


죽은 지식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에서 살아숨쉬는 지식을 전하는

그런 교사가 되기를 오늘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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