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일기/교실속HAM쌤 94
공개수업
일년에 두 번 학부모님들께 수업을 공개하는 수업공개의 날을 무사히 마쳤다. 사실 아직 후폭풍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처음 적은 수업지도안과 다른 수업을 했기에.. 아마 교감선생님은 잡아내셨겠지 ㅠ 수업의 만족도는 90%정도? 이미 세 번 해본 수업이라 입에 쫙쫙 붙었고 평소 반응이 별로 없는 편이었던 1반이 어머님들의힘으로 아주 적극적으로 참여!! 아쉬웠던 것은 준비한 것보다 수업 진도보다 더 나갔단 것. 이것은 반성할 부분이기도 한데 충분히 한 단원의 마무리가 가능함에도 그동안 내가 수업에 늦게 들어가 그러지 못했단 것이 증명(?)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진행속도와 말이 너무 빨랐고 쓸데없는 말을 섞었다는 거. ...흥분해버린 거겠지 ㅠ 너무 일상적인 수업을 선보인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지만..
Burn Out
미뤄뒀던 에듀니티 연수를 들었다. 20강과 21강. 상처받은 교사, 그리고 그 치유에 관한 내용. 요즘 내 상태에 대해 감히 진단을 내리자면 난 공감피로였던 것 같다. 아무와의 관계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계속해서 일을 줄여가려고만 하는 그런 상태. 지난 학기말처럼 학교에 가기 싫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래저래 누적된 내적피로가 이젠 밖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나보다. 소진(Burn Out) 직전까지 와있었어. 연수를 들으며 오늘 하루가 내머릿속에 흘러간다. 말로 상처준 아이는 없었나? 표정으로 상처준 아이는 없었나? 가장 먼저 떠오른 아이는 ㅈㅇ이. 사실 종례가 끝나자마자 마음 한구석이 께름칙했다. 심지어 마이크를 끼고 "넌 말할 자격이 없어"라는 아픈 소리를 내뱉았다. 아이 입장에선 얼마나 황당했을까. ..
요즘 종례시간의 표정이 딱딱해요.
종례를 하기 위해 교실로 향하다 ㅈㅅ가 나에게 오늘 해준 이야기. 옛날에는 오늘 해야할 일을 이야기하면서 많이 웃었던 것 같은데 요즘엔 웃음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한다. . . . 사실 나도 내가 많이 변한 것 같다. 남자반을 맡기 때문만은 아니고 아무튼 여러 가지 이유들로 많이 변했다. 조금더 깨닫게된 것도 있고, 조금더 알아버린 것도 있고, 조금더 놓아버린 것도 있고. 오늘은 별일 아닌데 다운돼서 ㅡ아무래도 목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인 것 같네ㅡ 수업전 소리를 냅따 지르기도 했다. 물론 매일 싸우던 아이와 싸우는 일이었지만 수업의 분위기가 좀 싸해졌겠고 나에 대한 느낌을 또 다르게 했겠지. 애써 대답해주는 몇몇 아이들도 있었고 나중엔 이러저러해서 많이 웃었지만 그래도 미묘한 어색함은 남아있었다. ..
한 아이와 한 아이
오늘 처음으로 교무실에서 언성을 높였다. 그것도 아이를 향해서 언성을 높였다. 솔직히 그순간에는 정말 밉기도 했고 화도 났다. 분명히 자기의 잘못이 있음에도 계속해서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고 자기는 잘못이 없다 발을 빼려는 모습. 결국은 내가 또한번 양보하고 말았는데 이것은 그아이의 눈물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속에서 오랫동안 곪아온 상처의 끝자락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느껴왔던 부모님에 대한 아이의 두려움과 슬픔. 자신을 부모님의 화풀이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내가 무엇인가 해줄수 있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그마음이 어떻게든 풀릴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지금 이상태가 유지된다면 계속해서 다른 곳에서 그 울분들이 분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일으키는 문제들이 어쩌면 이..